Wednesday, February 17, 2016

DRIVE FOR SPEED



1987년, 아주 먼 옛날의 PC로 나왔던 첫 테스트 드라이브(Test Drive)는 지금에 와서는 낡은 그래픽에 조작은 어렵고, 움직임은 뻣뻣한데다가 가속 중 기어를 올리지 않으면 차가 박살나는 이상한 게임으로만 보일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혁명적인 PC용 드라이빙 게임으로서 유저의 인기와 비평가의 찬사를 한 몸에 받던 존재였다.

지금은 사라진 애콜레이드(Accolade, Inc)를 대표했던 이 게임은 캐나다의 게임 제작사 DSI(Distinctive Software, Inc.)가 제작한 작품으로, 속편인 더 듀얼: 테스트 드라이브 II(The Duel: Test Drive II) 역시 DSI가 제작했다. 애콜레이드의 또다른 인기 시리즈였던 야구 게임 하드볼(Hardball!) 또한 1~2편은 DSI 작품이었다.

이렇게 애콜레이드에게 인기작을 여럿 안겨준 DSI였지만 두 회사는 오래지 않아 법정에서 대립하게 되었는데, 그 계기가 된 것은 세가의 아웃런(Out Run) DOS 버전이었다.

DSI는 주로 애콜레이드에 납품하는 게임을 제작했지만, USI(Unlimited Software Inc.)라는 이식부서를 두고 세가나 코나미 등의 게임을 DOS로 이식하기도 했다. 그런데 더 듀얼에 사용된 라이브러리 일부가 같은 해 출시된 아웃런 DOS 버전에도 사용되었고, 여기에 대해 애콜레이드가 계약위반과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아웃런 DOS 버전의 유통 및 판매에 대한 예비적 금지명령을 신청했던 것이다. DSI는 화면을 비우거나 조이스틱을 조작하는 등 여러 게임이 공통적으로 이용하는 기본적인 기능만을 재활용했다고 항변하였고, 법정에서는  '게임의 컨셉과 디자인은 애콜레이드의 것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소스 코드는 그렇지 않다'는 내용으로 요약되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1990년부터는 DSI가 제작한 애콜레이드 게임을 찾아볼 수 없으며, 테스트 드라이브 III: 더 패션(Test Drive III: The Passion)은 애콜레이드가 직접 제작하여 출시했다. 그리고 테스트 드라이브 시리즈는 1997년 4편이 나올 때까지 긴 공백기에 들어선다.

한편 DSI는 1991년 EA에 인수되어 EA 캐나다가 되었고, 1994년에는 역사적인 명 드라이빙 게임 더 니드 포 스피드(The Need for Speed)를 세상에 내놓았다. 게임성에는 다소 차이가 있고 시대가 다른 만큼 그 퀄리티 또한 비교하기 어렵지만, 이름난 차량들을 운전해 거리를 질주한다는 테마는 테스트 드라이브에서 첫 니드 포 스피드에 계승되었다. 또한 이것은,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인 니드 포 스피드: 포르셰 언리시드(Need for Speed: Porsche Unleashed)에 이르기까지, EA 캐나다가 참여한 NFS의 공통된 테마이기도 하다.










2 comments:

  1. 내가 이 구역의 망나니머스다! ...는 넘어가고 뭔가 90년대의 니포스는 다들 쿠소라고 욕했던 느낌인데 사실인가여... 당시엔 뭐 양게는 일단 쿠소 취급한 후에 복권시키는 게 모두의 기본 자세여서 실제로 어땠는지 알 도리가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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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기의 NFS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기엔 초라하지만 당시로선 그래픽도 좋았고 1편은 각 차량의 데이터나 실사 동영상 등을 수록한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초기 시리즈 중에서는 3편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고 4편 하이 스테이크스나 5편 포르셰 언리시드(국내에서는 포르셰 2000) 쯤에는 국내에서의 관심이 조금 식은 상태였다고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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